중동 긴장 완화로 유가 하락세…그러나 주유소 기름값은 상승

브렌트유 가격 안정세로 돌아서다

최근 이란과 이스라엘 간 군사 충돌이 일단락되며, 국제 유가가 다시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 특히 유럽 기준 원유인 브렌트유는 미국의 이란 핵시설 폭격 이후 한때 배럴당 80달러에 육박했지만, 이후 66~67달러 수준으로 하락해 이번 주 후반까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이는 6월 13일 이스라엘의 공격이 시작되기 전 수준으로 회귀한 셈이다.

서부 텍사스유도 하락세

미국의 기준 원유인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마찬가지로 한때 76달러까지 상승했지만, 현재는 64~65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중동 지역에서 실질적인 공급 차질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시장의 전쟁 위험 프리미엄이 빠르게 사라졌음을 보여준다.

중동 정세 변화가 유가에 미친 영향

이번 유가 등락은 중동 지역의 군사 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원유의 약 20%가 지나가는 전략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가능성이 한때 시장을 크게 긴장시켰다. 그러나 현재 이란과 이스라엘 사이에 일시적이나마 휴전이 성립되며, 시장도 안정을 되찾고 있는 모양새다.

기름값은 여전히 고공행진

그러나 국제 유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주유소 기름값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주 유럽연합 석유 보고서에 따르면, 디젤 가격은 리터당 평균 1.4유로로 지난주보다 2.63% 상승해 4월 중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여름 휴가철과 7월 대이동을 앞두고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가솔린 가격도 리터당 평균 1.488유로로 1.7% 상승하며 4월 최고치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이 같은 가격 상승은 유가 하락분이 소비자 가격에 즉각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번 주 유가 하락폭, 2년 내 최대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브렌트유와 WTI 모두 이번 주 약 12%의 하락폭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23년 3월 이후 가장 큰 주간 하락률이다. 미국이 주말 동안 이란 핵시설을 공격한 직후 유가는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휴전을 발표하면서 유가는 빠르게 하락세로 전환되었다.

공급 과잉 여전…추가 하락 가능성도

시장 전문가들은 중동 사태가 원유 공급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이상, 유가는 근본적으로 공급 과잉 상태라고 지적한다. 맥쿼리(Macquarie)는 최근 보고서에서 2025년까지 하루 약 210만 배럴의 공급 초과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을 반영해 올해 WTI 평균 가격을 67달러, 내년에는 60달러로 각각 2달러씩 상향 조정했다.

재고 감소와 미국 금리 기대가 가격 지지

주 후반 들어 소폭 반등이 있었던 배경에는 미국 정부의 원유 및 연료 재고 감소가 영향을 줬다. 정제 활동과 수요가 함께 증가한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또한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준 차기 의장을 예정보다 앞당겨 지명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는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를 자극하며 석유 수요 증가 기대심리를 키웠다.

결론

결론적으로 국제 유가는 중동 지역의 일시적 휴전과 함께 단기적인 안정을 되찾았지만, 주유소에서 체감되는 가격 상승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공급 과잉 우려와 재고 감소, 미국 금리 정책 등의 다양한 변수들이 유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은 여름철 여행 시즌을 앞두고 높은 기름값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