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테슬라 주가가 다시 상승세를 타면서 월가의 한 분석가는 이것이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장밋빛 기대와는 달리,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기술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실험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미래 기술에 대한 기대와 현재 기술 수준 사이의 간극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월가의 낙관론: “테슬라, 물리적 AI 시대의 선두주자”
지난해 12월 나스닥에서 479.86달러의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던 테슬라 주가는 이후 상당한 변동성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최근 3개월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며, 지난 월요일에는 3.27% 상승한 440.01달러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미국의 투자은행 베어드(Baird)의 분석가 벤 칼로(Ben Kallo)는 이러한 상승이 단지 중간 과정일 뿐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최근 테슬라에 대한 투자 의견을 ‘시장수익률 상회(Outperform)’로 상향 조정하고, 목표 주가를 기존 320달러에서 548달러로 대폭 올려 잡았습니다. 이는 그가 테슬라 주가가 기존의 최고가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칼로는 자신의 긍정적 평가의 근거로 테슬라가 소위 ‘물리적 인공지능(physical AI) 시대’를 선도할 것이라는 점을 꼽았습니다. 그는 투자자 노트에서 “최근 몇 분기 실적이 다소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견조한 반응을 보였고, 투자자들의 관심이 장기적인 구상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테슬라가 물리적 AI 분야의 리더로 인식되면서 주가가 시장을 능가하는 성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머스크의 보상안과 천문학적 미래 가치
벤 칼로는 최근 테슬라 이사회가 승인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새로운 보상안 역시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했습니다. 이 보상안은 매우 야심 찬 목표 달성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상안에는 연간 2,000만 대의 차량 인도, 100만 대의 휴머노이드 로봇 및 로보택시 배치, 그리고 1,000만 건의 완전자율주행(FSD) 구독 서비스 달성 등과 같은 이정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베어드의 분석에 따르면, 최소한의 목표만 달성하더라도 2035년까지 테슬라의 기업 가치는 5조 5,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됩니다. 만약 합의된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최상의 시나리오에서는 기업 가치가 최대 12조 달러, 주가는 주당 3,000달러에 이를 잠재력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칼로는 특히 로봇 사업이 단기적으로도 회사의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큰 기대를 걸고 있으며, 저가형 전기차 출시, 로보택시 시장 진출, 그리고 에너지 저장 장치 및 소프트웨어 사업 역시 중요한 성장 동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현실의 벽: 100km 만에 끝난 美 대륙 무인 횡단
하지만 이러한 장밋빛 미래 전망과는 대조적으로, 테슬라의 핵심 기술인 자율주행의 현실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9년 전인 2016년, 일론 머스크는 2017년 말까지 테슬라 차량이 충전소에서 충전소로 이동하며 사람의 개입 없이 미국 대륙을 완전히 자율주행으로 횡단할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이 약속은 아직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두 명의 테슬라 주주이자 인플루언서가 최신 FSD 소프트웨어(v13.9)가 탑재된 테슬라 모델 Y 차량으로 샌디에이고에서 잭슨빌까지 미 대륙 무인 횡단에 도전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야심 찬 실험은 출발한 지 약 100km 만에 처참한 실패로 끝났습니다. 이는 전체 여정의 2.5%에 불과한 거리입니다.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FSD 모드로 주행하던 모델 Y는 도로 위에 떨어져 있던 파편을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주행했으며, 그 위를 지나가며 차체가 심하게 흔들렸습니다. 이 사고로 인해 차량의 현가장치(서스펜션)와 차대(섀시)가 손상되었고, 수많은 경고등이 점등되어 더 이상 주행을 계속할 수 없었습니다. 당시 도로는 비어있어 운전자가 제때 파편을 인지하고 개입할 수 있었지만, ‘인간의 개입 없는 완전한 자율주행’이라는 실험의 전제 때문에 개입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 실패한 실험은 테슬라가 약속하는 완전자율주행 기술이 현실과 얼마나 큰 괴리가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주었습니다. 현재 오스틴에서 시범 운영 중인 로보택시 프로젝트조차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조수석에 안전 요원이 동승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월가의 높은 기대와 야심 찬 목표에도 불구하고, 테슬라가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고 진정한 의미의 자율주행을 실현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