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의 세월호 보도 개입, 방송법 31년 만에 첫 유죄
청와대의 세월호 보도 개입, 방송법 31년 만에 첫 유죄
  • 정지나
  • 승인 2018.12.14 18: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87년에 마련된 방송법이 31년만에 첫 적용되면서 정치 권력이 방송 보도에 직간접으로 관여하던 관행에 제동이 걸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7단독 오연수 판사는 14일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 시절 KBS의 세월호 보도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이정현(60·무소속) 의원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을 위해 제정된 방송법 제4조와 제105조는 방송 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침해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이 의원의 유죄를 인정하면서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기본 전제이고 언론 중에서도 방송은 국민 여론 형성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라며 "외부세력 특히 국가권력의 간섭은 엄격히 제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그동안 이 조항으로 처벌받은 전례가 없었던 것과 관련, "아무도 이를 위반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국가권력의 방송 관여를 관행 정도로 치부하거나 나아가 본연의 업무수행으로 여기는 왜곡된 인식이 만연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재판부는 이어 이번 판결에 대해 "관행이란 이름으로 경각심 없이 행사된 정치 권력으로부터의 언론의 간섭이 더는 허용돼서는 안 된다는 선언"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의원이 방송법의 첫 적용 사례란 점이 모순적으로 그에게 실형을 선고하기 어려운 이유라고도 전했다.   

재판부는 "관행적 행위가 존재해 피고인이 막연히 정상적인 공보 활동 범주 내라고 생각하거나 가벌성에 대해 뚜렷한 인식을 못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환영의 입장을 발표했다. 

노조는 이날 "방송, 언론의 독립이 민주주의를 지키는 근간임을 확인한 판결"이라며 "더불어 공영방송의 가치를 훼손하고 제작 자율성과 독립성을 침해한 권력과 권력자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움으로써 잘못된 과거를 청산하고 언론자유의 숭고함을 일깨웠다는 점에서 역사적 판결"이라고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