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콘텐츠 중첩 영역 개척하고 싶어…소장하고 싶은 콘텐츠가 좋은 콘텐츠"
"저널리즘·콘텐츠 중첩 영역 개척하고 싶어…소장하고 싶은 콘텐츠가 좋은 콘텐츠"
  • 정지나 기자, 최락선 기자
  • 승인 2018.12.31 1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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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온라인저널리즘어워드 수상자 인터뷰] 멀티미디어 스토리텔링상 받은 중앙일보 디지털콘텐츠랩 정원엽 기자

11년 만에 성사된 남북정상회담은 2018년을 기억할 최대 이벤트로 손꼽힌다.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남쪽 땅을 밟은 역사적인 순간은 우리 뿐 아니라 전 세계가 주목했다. 많은 관심 만큼이나 취재경쟁도 치열했고 언론사들은 다양한 디지털 제작물을 선보였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띈 것은 판문점의 65년 역사를 3D 그래픽으로 제작한 중앙일보의 ‘그곳, 판문점’이다. 

중앙일보 디지털콘텐츠랩은 판문점이라는 역사적 공간을 3D기술을 통해 독자들이 직접 체험토록 했다. 중앙일보 홈페이지에서만 정상적으로 구현되는 3D 콘텐츠 형식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10만 건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숱한 화제를 남겼다. 정원엽 중앙일보 디지털콘텐츠랩 기자에게 제작과 관련된 더 많은 얘기를 들었다.  2011년 기자생활을 시작한 정 기자는 지난해 여름부터 디지털콘텐츠랩에서 일하고 있다. 

정재엽 중앙일보 디지털콘텐츠랩 기자./협회보
정원엽 중앙일보 디지털콘텐츠랩 기자./협회보

-외부에서 중앙일보 디지털콘텐츠랩에 관심이 많다. 
"데이터저널리즘팀에서 지난해 말 디지털콘텐츠랩으로 조직이 커졌다. 이 조직을 통해 중앙일보 전체의 디지털 모델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고자 했다. 현업 부서와 협업이 강조되면서 다른 팀에서 들어온 기획안을 같이 제작해 중간중간 내놓는다. 이번에 화제가 된 '우리동네 다자녀 혜택'은 사회부 복지팀에서 앞서 협업을 몇번 해 보고 기술을 익혀 디지털콘텐츠랩과는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제작한 것이다."  

-사내에서 어떤 역할을 기대하고 있나.
"올해까지는 디지털콘텐츠를 잘 만들어서 퍼트리고 경험을 나누는 것이 디지털콘텐츠랩의 미션이었다. 내년엔 바뀔 것 같다. 지금까지는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협업으로 일반부서에서도 디지털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은 성과지만 수익모델을 찾는 측면에서는 더 노력이 필요하다. 콘텐츠 시청 이후 다음으로 넘어가 장기적 관점에서 독자를 모으고 팬으로 만드는 것. 내년의 미션은 구독독자에 대한 고민이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콘텐츠 제작시 어려운 점은.
"기술적인 문제는 상대적으로 적다. 대부분 제작 일정의 문제다. 발생한 이슈를 적절한 시기를 맞춰 내놓야 하는데, 디자인이나 개발 일정에 문제가 생긴다거나 더 시급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면 예정된 기한을 맞추기 어려워 계획보다 짧고 가볍게 만들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디지털콘텐츠랩 인원 구성은.
"기자가 기획자 역할을 하고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있다. 기자는 팀장 포함 5명이고 디자이너 2명, 프로그래머 3명, 데이터분석가 1명으로 구성돼있다. 기자들 중심으로 발제가 이뤄지지만 데이터분석가나 개발자가 발제하는 경우도 있다. 새로운 인력이 들어오면 적응기간을 거쳐 연착륙을 모색한다. 처음에는 기사에 가까운 형태로 콘텐츠를 만들어본 뒤 규모가 큰 디지털스페셜을 진행하게 된다." 

-1년6개월 지내보니 어떤가. 
"일반부서에서 디지털분야 업무를 지원한 것은 매너리즘 때문이었다. 온라인 퍼스트, 속보 경쟁으로 하루 생산 온라인 기사량이 많아져 부담으로 다가왔다. 그런 점에서 일선 기자들의 고민이 많다. 양보다 질에 집중하고 싶어 이쪽 부서로 지원하게 됐다. 디지털콘텐츠랩에 오기 전 나만의 무기가 될만한게 무엇일지 고민을 하다 개발언어를 배웠다. 개발요소를 넣은 기사를 만들었다가 웹이 꼬인 일도 있는데,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새로운 시도는 필요하다.

지금은 개발은 안하지만 개발에 대해 배운 경험으로 개발자들과 더 빨리 소통할 수 있고 그들의 방식을 잘 이해하게 됐다. 저널리즘으로 한정해보면 할 수 있는 것이 적지만 더 크게 콘텐츠의 영역에서 생각하면 범위가 넓어진다. 그런 실험들을 회사에서 인정해주고, 그런 투자가 다른 영역에서도 실마리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어려운 점은.
"양질의 콘텐츠를 만드는 것 못지 않게 잘 유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인기기사 페이지뷰가 50만이라 가정하면, 그 중 네이버를 통한 유입이 30만을 차지하는데 디지털 3D 형식은 중앙일보 홈페이지에서만 정상적으로 구현된다. 포털 효과 없이 전부 순수 유입으로 페이지뷰를 만들어야 한다. 홈페이지로 독자들이 찾아오도록 알리는 것이 어려운 점이다." 

-콘텐츠의 활용까지 기자가 고민해야 할까.  
"전통적인 기자들이 콘텐츠 생산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 했다면 지금은 유통 단계까지 전체를 볼 수 있어야 한다. 일반 회사에서의 PM과 비슷한 역할이다. 물리적으로 매일 콘텐츠를 제작해야 하는 기자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영역이기도 하다. 기자들이 독자와 유리되는게 제작 이후의 얘기를 잘 듣지 않아서인것 같다. 인력을 더 투입하거나 특정 부서에서 그런 고민을 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피드백은 어떻게 확인하고 있나.
"대부분 댓글로 피드백을 확인한다. 중앙일보 사이트 내에 디지털스페셜이 위치하고 있어 콘텐츠에 직접 댓글을 다는 이용자는 장년층이 많다. 중앙일보라서 갖는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기에 중앙일보 간판을 뗀 서브브랜드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 

정 기자는 "사내에서 디지털랩에 지원하는 기자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저널리즘과 비저널리즘의 경계에서 중첩되는 지점을 담당하는 영역을 개척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중앙일보 디지털콘텐츠랩 기자들./협회보
중앙일보 디지털콘텐츠랩 기자들./협회보

-그날 판문점 기획 계기는? 
"남북정상회담 전에 오픈해 정상회담 하고 나서 1차 업데이트를 하고 2차 정상회담 후 2차 업데이트가 이뤄졌다. 정상회담이 잡히고 나서 역사적 사건을 기록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많은 고민을 했다. 사전에 준비가 필요하다보니 이미 확인된 정보로 할 수 있는 것으로 압축됐다.

군사연구소에서 현장 기자들이 판문점을 미리 방문해 촬영하고 현장감을 살려 르뽀를 쓰겠다 했는데, 디지털콘텐츠랩에서 3D기술을 이용해 독자들에게 판문점을 경험시켜주는게 어떻겠냐고 역제안했다." 

-그래픽 제작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편집국 편집디자인팀에 지면 입체 그래픽을 담당하는 3D 전문가가 있어 협업했다. 서버가 낡아 3D가 무겁다보니 오픈 전날까지도 오류가 많이 났다. 어떤 디바이스에서는 작동이 안되기도 했다. 개발 기간이 촉박하다보니 마지막 테스트하는 과정이 매우 짧다. 콘텐츠 내용 자체는 압축해 심플하게 만들려다보니 금방 나왔는데 후반작업이 어려웠다." 

-3D 제작기술이 업그레이드된 것이 우주시리즈인가.
"우주시리즈 제작에 개발자 3명이 모두 참여했다. 게임에 가까운 형태로 독자가 따라가는 형식이다. 중학생 정도 과학에 관심갖는 청소년을 타깃으로 제작했다. 외부작가의 조언을 많이 들었다."

-가장 공들인 콘텐츠는. 
"우주시리즈가 기억에 남는다. 일단 제작기간이 길었다. 앞서 제작된 콘텐츠들이 전통적인 저널리즘의 목표의식이 있었다고 하면 우주시리즈는 앱으로 개발하면 더 적합한 내용이었다. 이전과는 다른 형태의 시도였다. 아쉬운 점은 언론재단의 지원을 받았는데 정해진 기일이 있어 빨리 오픈한 감이 있다.

또하나 아쉬운 점은 암스트롱의 달 착륙을 영화하한 '퍼스트맨'이 화제가 될 것에 맞춰 콘텐츠를 풀었는데 영화가 화제가 되지 못하면서 우리 콘텐츠도 기대만큼 소비가 안됐다. 내년 첫 우주여행 출발에 맞춰 영어버전을 공개하려고 준비중이다." 

-모바일 작업도 같이 하나.
"두 가지 다 실험해봤다. 기획단계에서 모바일 베이스, 웹 베이스로 설계해봤는데 장·단점이 있다. 일단 개발이나 디자인쪽에서는 웹을 선호한다. 관습일 수도 있고 기술상 웹버전을 제작해놓고 모바일버전으로 크기를 줄이는 것이 편리하다. 소비비율로는 6:4정도로 모바일이 많다. PC에 비해 제한적이지만 사운드나 진동을 이용한 공포물, 중력센서를 활용한 우주 돌려보기 등 모바일이어서 할 수 있는 것을 활용하고자 한다." 

정재엽 기자가 고려대에서 열린 온라인저널리즘어워드 컨퍼런스에서 '그날, 판문점' 제작기를 발표하고 있다./협회보
정원엽 기자가 고려대에서 열린 온라인저널리즘어워드 컨퍼런스에서 '그날, 판문점' 제작기를 발표하고 있다./협회보

-무엇이 좋은 콘텐츠인가.
"1년 동안 제작한 콘텐츠를 리뷰해봐도 성공한 콘텐츠가 무엇인지 정의내리기는 어렵다. 페이지뷰 상위에 놓은 콘텐츠를 분석해봤는데, 공유가 많이된 것, 댓글이 많은 것, 특정 플랫폼으로 들어온 것 등 어떤 콘텐츠가 가장 독자가 좋아하는 것인지 답은 아직 못 찾았다.

우리동네 다자녀 혜택 같은 경우 포털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고 굉장히 많은 조회수를 기록했는데 공유는 많이 되지 않았다. 성공요소와 아쉬운 점을 복기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좋은 콘텐츠는 내가 스크랩하고 싶은 콘텐츠라 생각한다. 예를들면 좋아요를 누르는 것과, 가져와서 간직하고 싶은 것은 다르다. 소비되고 넘어가는 콘텐츠보다는 소장하고 두고두고 보고싶은 콘텐츠가 좋은 것 같다."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는가. 
"해외 사이트도 참고하고 타사 스페셜페이지도 모니터한다. 콘텐츠 구현 아이디어를 얻을 때 디자이너들이 많이 보는 사이트도 도움이 된다. 광고도 많이 참고하는 편이다. 핵심을 전달하기 위해 여러 기법을 활용해 보여주는 것은 광고가 선명하다. 해외사이트는 드리블, 어워즈, 핀터레스트. 국내는 배달의민족을 참고한다. 저널리즘이 외부의 방식을 많이 차용해와야 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다. 반대로 기업도 브랜드아이덴티티 강화를 위해 콘텐츠팀을 꾸리기도 하고 언론을 참고하는 부분이 많다. 양쪽이 서로에 대한 벤치마킹이 필요하다." 

-저널리즘 혁신의 도구로 디지털화는 어느 정도 유효한가.
"답은 모르겠지만 본질이 있고 그 본질을 담아내는 그릇이 있다고 보면 혁신을 위해 본질을 강화하는 방안이 있고, 그릇을 여러군데 담아보면서 더 잘 팔리게 하는 기법이 있다. 본질에 변화가 없다면 플레이팅에 대한 고민이 더 쉽고 빠른 방법이다. 반드시 디지털일 필요는 없겠지만 디바이스라든지 유저가 늘 가까이 하고 있는 것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널리즘을 더 확장시켜 생각하면서 형식이 본질을 충분히 담아낼 수 있게 고민하는 것이 지금 선택한 방법이다. 우리도 다양하게 펼쳤다가 올해 말을 기점으로 확 줄이고 있다. 다양한 시도 중 독자들이 반응했던 것 위주로 서비스를 집중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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