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인물의 삶, 저널리즘 벗으니 값진 전기로 재탄생
한 인물의 삶, 저널리즘 벗으니 값진 전기로 재탄생
  • 정지나 기자
  • 승인 2018.11.16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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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자들 지금은] 4회 온라인 기획취재 부문 수상한 고나무 팩트스토리 대표
온라인편집기자협회는 2012년부터 매년 온라인저널리즘 분야의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온라인저널리즘어워드를 개최한다. 6회동안 배출한 어워드 수상자들은 온라인, 신문, 포털, 스타트업 등 다방면으로 진출했다. 그들을 찾아가 온라인저널리즘의 길을 물었다.
 

전기 등의 논픽션과 실화 기반의 웹소설, 웹툰, 시나리오 등을 기획 · 개발하는 팩트스토리를 이끌고 있는 고나무 대표이사는 한겨레신문 기자로 오랫동안 일했다. 2003년 입사해 법조팀, 정치부, 주간지, ESC트렌드면, 한겨레21, 탐사보도 팀장을 거쳐왔다. 탐사보도 팀장으로 재직 당시 '스노든2년 인터넷 감시사회'로 제4회 온라인저널리즘 어워드에서 온라인 기획취재부문을 수상했다.  
 

기자에서 실화스토리를 제작하는 기획사 대표로의 변신은 최초다. 기자는 뉴스를 만드는 직업인이기에 기자로서 실화 논픽션, 전기나 르포를 직접 다루기 어려워 스토리 프로덕션을 직접 만들었다.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닐 암스트롱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퍼스트맨'은 제임스 R 한센의 '퍼스트맨: 닐 암스트롱의 일생(First Man: The Life of Neil A. Armstrong)'이 원작이다. 영화는 우주비행사의 업적보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암스트롱의 순탄치 않은 삶과 가족 이야기에 집중했다. 기사와는 완전히 다른 휴먼 스토리다. 만약 신문사 편집국장에게 특정인의 휴먼 스토리를 20회 시리즈로 연재하겠다 하면 그렇게 한가하냐는 핀잔을 들었을 터. 고나무 대표는 "언론사에서 기사로는 못 쓰지만 실화작가의 관점에서 한 인물의 인생을 분석하면 값진 전기가 탄생한다"고 말했다. 고나무 대표에게 더 많은 이야기를 들어봤다.
 
고나무 팩트스토리 대표이사 [사진제공=팩트스토리]
고나무 팩트스토리 대표 [사진제공=팩트스토리]

-회사 소개를 한다면.
팩트스토리를 키워드로 표현하자면 '실화'와 '인물'이다. 책 한권 이상 분량의 전기나 르포를 제작한다. 팩트스토리에서 다루는 스토리는 두 종류다. 전기, 르포같은 100% 실화 스토리와 실화를 기반으로 한 웹소설이다.

 
-실화 기반 스토리 프로덕션을 만든 계기는?
지난 100년간 실존 인물과 실제 사건을 다루는 대표적인 콘텐츠는 기사였고 그것이 저널리즘이었다. 그러나 실제 사건과 실존 인물의 이야기는 저널리즘을 넘어서 책, 소설, 영화, 드라마와 같은 상업 스토리로 제작될 때 더 많이 소비되고 더 큰 영향력을 갖는다.
 
-그렇다면 효과적인 뉴스전달 수단으로서 실화소설이 의미가 있다고 보는가.
아니다. 실화소설이나 전기로 제작된 것은 이미 뉴스로 볼 수 없다. 뉴스로서가 아니라 스토리로서 접근해야 한다. 독자들은 실제 인물과 사건을 뉴스 외에 다른 방식으로 풀어내주길 바라고 있다. NASA의 달 착륙에 큰 힘이 된 숨겨진 영웅들의 이야기를 담은 '히든피겨스'는 인종차별이 당연시되던 시대, 능력을 인정받기 위해 적극적으로 도전했던 세 명의 흑인 여성 이야기다. 실제 사건이지만 뉴스는 아니지 않나. 스트레이트 뉴스였다면 몇 줄에 그쳤을 이야기를 전기로 풀면 시간, 공간의 제약도 없고 스토리도 풍부해지도 의미가 깊어진다.
 
-뉴스와의 차이를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기사와 전기는 완전히 다른 영역이다. 신문은 기본적으로 뉴스를 생산하는 곳이라 콘텐츠의 개념이 좁다. 전기나 르포로 콘텐츠의 영역을 넓히면 그 순간 어마어마한 가능성이 열린다. 닐 암스트롱이 1969년 달에 갔는데 2005년이 돼서야 전기가 나왔다. 스티브 잡스에 대한 기사는 이미 수십만개가 나와 있지만 윌터 아이작슨의 잡스 전기는 출간되자마자 돌풍을 일으켰다. 히든피겨스의 경우 전기가 나오기 전까지는 나사에 근무했던 흑인 여성과학자 3명의 개별 스토리가 흑인 신문에 단신으로만 소개됐다. 그러나 실화작가의 독자적인 접근으로 그 사람들의 인생을 분석하면 값진 전기가 된다.
 
-원래 작가가 꿈이었나.
그렇지 않다. 미국식 논픽션을 좋아했다. 메이저리그 만년꼴찌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이야기를 담은 '머니볼', 월스트리트를 물 먹인 4명의 괴짜 천재들의 이야기 '빅쇼트', 일가족 살인사건을 둘러싼 논픽션 범죄소설 '인콜드블러드'같은 미국식 전기나 르포 많이 읽었고, 그것이 독자들이 원하는 콘텐츠라고 생각해왔다. 기자시절에도 그런 방식으로 기사를 쓰고자 했다.
 
-맥주 관련 책 '인생, 이맛이다'는 어떻게 내게 됐나.
한 달간 맥주 양조장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이다. '앗 뜨거워'(원제 ‘Heat’)라는 미국 논픽션에서 영감을 받았다. 미국 기자가 이탈리아 레스토랑 3년 경험하고 쓴 르포다. 미국식 논픽션을 이때부터 많이 읽게 됐다.
 
-회사의 인적구성은 어떻게 되나.
총 직원은 3명이다. 방송작가 출신 직원 2명과 함께 일하고 있다. 영상에 대한 이해와 감각이 중요하기 때문에 영상업계 경력자를 채용했다. 팩트스토리는 기획사다. 스토리 주제가 정해지면 가장 잘 쓸것같은 저자를 발굴해 계약을 맺고 스토리를 작성한다. 직원들은 기획 업무를 한다. 적절한 전기나 르포 주제를 발굴하고 자료조사, 저자발굴, 계약체결, 저자와 소통, 원고가 나올때가지 핸들링하는 역할이다.
 
-대표의 역할은 무엇인가.
직원들이 기획하고 대표는 주로 결정을 한다. 플랫폼 입점 영업활동도 하고 투자유치를 하는 것이 큰 업무다. 악의해석자가 저자로 참여한 당분간 마지막 실화 논픽션이다. 회사를 운영하며 작가업무를 병행할 수는 없다. 역할이 완전히 다르다. 지금은 대표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회사를 운영하는데 어려움은 없나.
지난해 12월 회사를 만들어 올해 2월 직원을 채용했다. 이후 8~9개월이 지났다. 아직 출발점에 있다. 안해본 것을 하는 것이 강점이자 어려움이다. 사업은 돈을 벌어야 의미가 있다. 창업을 할땐 돈을 얼마나 벌지 예측해야 하는데 최대한 시장조사를 열심히 했지만 전례가 없다 보니 예측이 쉽지 않다. 조언을 많이 듣고 있다.
 
-2017년 12월. 1주년 앞두고 있다. 성과는?
지금까지 실적은 총 9건의 실화스토리가 제작됐거나 계약이 체결됐다. 완성된 것은 2건이고 7건은 제작중이다. 공개한 실화 가운데 지난 7월 카카오페이지에 연재한 프로파일러 소재 실화논픽션 <악의해석자>가 이달초 드라마 판권 이 팔렸다. 11월까지 약 57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명필름과도 실화스토리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해 진행한 경험도 있다. 
 
카카오페이지에 연재하고 있는 '악의 해석자'. 클릭하면 해당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카카오페이지에 연재하고 있는 '악의 해석자'. 클릭하면 해당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한겨레 자회사여서 갖는 장점이 있는지.

웹소설이나 영화를 제작하는 많은 프로덕션이 있지만 팩트스토리만의 강점이 뚜렸하다. 스토리 제작시 사건이나 인물의 취재가 중요한데, 저자와 동행하며 취재를 도울 수 있다는 것이 타사와 차별되는 점이다.

-스토리 발굴은 어떻게 하는가.
하루종일 뉴스를 본다. 실화스토리는 현실과 뗄 수 없기 때문이다. 뉴스 모니터링과 함께 시나리오작가, 영화감독들과 수시로 만나서 그들이 관심있는 사건과 인물이 무엇인지 취재한다. 스토리텔러들의 관점을 반영하고자 노력한다. 이분들은 저널리즘과는 가치판단이 완전히 다르다. 머니볼 영화를 예를 들면 오클랜드 구단주 빌리 빈이 야구를 통계학적ㆍ수학적 방법으로 분석하는 세이버매트릭스에 관심이 많아 통계학과 출신을 직원으로 채용한 스토리가 나온다. 이것을 일반 스포츠신문에 보도한다면 단신으로 처리될 것이다. 그러나 관점을 달리하니 책 한 권의 스토리가 나왔다. 암스트롱 전기도 마찬가지다. 암스트롱이 달에 가서 적막함과 공포를 느꼈다는 것은 스트레이트 기사가 될 수 없다. 그때의 심리상태는 고백과 회고록에 나온다. 팩트스토리가 저널리즘과 다른 부분이 여기에 있다. 쉽게 4가 같고 6이 다르다고 말하는데, 4에 해당하는 실제 인물과 사건 취재는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취재의 목적과 진행방식은 확실히 다르다. 
 
-독자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뉴스에 관심이 많은가.
모바일을 주로 이용하는 2~30대, 40대 초반까지 많이 이용한다. 뉴스 독자들과는 완전히 다르다. 뉴스 독자들은 콘텐츠에 지갑을 열지 않는다. 현재 여성독자를 염두에 둔 실화스토리를 개발하고 있다.
 
-밀레니얼세대는 가볍고 웃긴 콘텐츠를 선호하는데, 그런쪽 소재도 다룰 계획이 있나.  
웹소설에서 매출의 90%는 로맨스, 판타지, 무협에서 발생한다. 그러나 그쪽 분야는 다룰 생각이 없다. 오사마 빈라덴 암살작전을 담은 제로다크서티 같은 아주 리얼하고 하드보일드한 스토리는 아직 시장이 작다. 이 시장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화를 기반으로 하되 무거운 소재에만 국한되지 않고 대중들이 좋아하는 기업인이나 예술인들의 스토리도 제작할 계획이다.
 
-작품 연재는 어떻게 하나.
카카오페이지, 네이버시리즈, 문피아, 리디북스 플랫폼을 주로 이용하고 있다. 종이책은 거들 뿐, 우리의 정체성은 디지털 출판사다.
 
-팟캐스트업체 프릭앤과 콘텐트 기획,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어떤 계획 가지고있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팟캐스트를 제작할 계획이다. 팩트스토리의 실화라면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도록 브랜드를 강화하는 전략을 갖고 있다.
 
-홍보는 어떻게 하는가.
팟캐스트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독자 커뮤니티를 위해 강연사업도 할 예정이다. 개별스토리 홍보는 타겟팅해서 보도자료를 만들고, 독자들이 많이 찾는 플랫폼에 콘텐츠를 올리고 있다. 평소에 플랫폼 분석을 많이 한다. 콘텐츠 제안을 할 때 단순히 우리 콘텐츠를 선보이기보다는 해당 플랫폼의 강점과 비어있는 부분을 분석해 우리 콘텐츠가 어떻게 채워줄 수 있는지 공략하는 편이다.
 
-수익모델은?
활자 콘텐츠만으로는 돈을 벌기 어렵다. 영화, 드라마 판권 판매를 유력한 비즈니스 모델로 생각하고 있다.
 
-목표는 무엇인가.
5년뒤 목표는 실화를 소재로 한 웹소설, 웹툰, 영화, 드라마 스토리를 다루는 대표 프로덕션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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