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언론이 가짜뉴스 논할 자격이 있나" "혁신적인 경영자가 편집국 확 바꿔야"
"주류 언론이 가짜뉴스 논할 자격이 있나" "혁신적인 경영자가 편집국 확 바꿔야"
  • 정지나 기자
  • 승인 2018.10.12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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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재단 저널리즘 연속 토론회] 한국의 저널리즘, 기본 원칙은 무엇인가

가짜뉴스의 범람으로 그 어느 때보다 저널리즘의 역할이 중요해진 요즘, 기자들이 지켜야 할 기본 원칙을 다시 생각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1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의 저널리즘, 기본 원칙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2차 저널리즘 연속토론회를 열었다. 

이재경 이화여대 교수가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지나 기자

저널리즘 기본 원칙에 대한 토론회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가짜뉴스에 대한 논의로 확대됐다. 

발제를 맡은 박아란 언론재단 미디어연구센터 선임연구위원은 "디지털 미디어 환경 변화와 언론에 대한 신뢰 하락과 함께 가짜뉴스가 등장했다"며 "가짜뉴스 대신 '허위정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박 연구위원은 "가짜뉴스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내용의 진위 판정이 규제의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며 "가짜와 진짜가 밝혀지는 절차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온라인 콘텐츠의 매개자인 플랫폼 사업자들이 그 절차에 대한 책임인 알고리즘의 투명성과 공정성, 불법정보의 신고 및 처리 절차를 개선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류 언론이 가짜뉴스 논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

이어진 토론에서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는 "유튜브가 가짜뉴스의 온상이라는 말이 있지만 콘텐츠 제작자들이 문제"라고 지적한 뒤 "주류언론이 과연 가짜뉴스를 논할 자격이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김용진 대표는 모스크바 3상회의 결과에 대한 잘못된 보도로 남북 분단과 단독정부 수립이라는 비극이 탄생했고, 미국에서도 주디스밀러 기자의 이라크 대량살상무기 의혹을 부풀린 기사가 이라크 침공의 빌미를 준 점을 언급하며 "가짜뉴스 문제가 심각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기성매체가 먼저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정환 미디어오늘 대표는 "뉴스와 뉴스 아닌 것들이 뒤섞여 소비되는 시대, 뉴스는 스스로 존재가치를 증명하는 것밖에 답이 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언론이 제역할 하지 못하기 때문에 가짜뉴스 범람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심지어 "주류 언론을 통해 해악이 되거나 논란이 되는 정보가 확대 재생산되기도 한다"며 "그 허위정보에 우리는 정면으로 싸우고 있는지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저널리스트들이 해야할 일을 더욱 잘하는 것이 방법"이라면서 "광고에 대한 의존을 버리고 뉴스의 질적향상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종필 한국기자협회 부회장은 가짜뉴스의 해악에 공감하면서도 정부가 가짜뉴스에 대한 법적 규제 강화 의사를 피력한데 대한 우려를 표했다. 

김 부회장은 "과도한 법적규제를 한다면 언론의 가치를 훼손하고 언론에 압박을 가하는 행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가짜뉴스 이용자들의 이용행태에 대한 김성수 의원의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 "응답자들은 가짜뉴스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진정한 보도의 기조가 무엇인지, 저널리즘의 원칙을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 것인지 정보 이용자들이 스스로의 변별력을 고취시키는 노력이 선차적이라는 설명이다.  

동시에 다른 측면에서 "언론인들이 공신력이 추락한 현실에 대해 먼저 성찰하는 엄정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레기란 소리를 듣는 통탄할만한 현실은 내부로부터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초심으로 돌아가 원칙을 회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단순한 받아쓰기 아닌, 맥락이 있는 보도 필요"

서울대 팩트체크 센터장을 맡고 있는 정은령 저널리즘위원회 위원은 최근 발생한 고양 저유소 화재사건을 예를 들며 언론이 외면받는 현실을 지적했다.   

정 위원에 따르면, 고양 저유소 화재사건 보도에서 기자들은 풍등이 발화의 원인이라는 고양경찰서의 발표를 그대로 받아썼지만 페이스북에는 풍등으로 인해 불이 났다면 그것은 풍등이 원인이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라며 반박하는 의견이 많이 올라왔다고 한다. 

이에 대해 정 위원은 "독자들은 맥락을 알고싶은데 뉴스는 단순히 경찰보도를 전한데 대해 독자들이 분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든 기사는 팩트체크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기 떄문에 팩트체크가 강조된다"며 "취재한 기자 자신이 신뢰할 수 있고 납득할 수 있는 사실을 독자들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기 한양대 교수는 저널리즘 기본 원칙을 세우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저널리즘의 신뢰성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소비자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심층적인 보도가 매우 필요하며 동시에 재미있고 쉬운 스토리텔링의 기사들이 대폭 증가해야 한다"고 전했다. 너무 딱딱한 것만 고집하지 말고 쉬운 글쓰기로 독자들과 공생적인 유대를 가져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은지 한국외대 졸업은 시대와 지역을 막론하고 저널리즘이 견지해야 할 기본 원칙으로 공공성을 꼽았다. 

이씨는 8할 이상이 포털을 통해 뉴스를 소비하게 된 현실을 언급하며 "한국 언론이 무엇을 보도해야 할까 라는 의제설정보다 어떻게 실어나를까에 좀더 방점을 맞추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플랫폼, 역할의 문제도 중요하지만 기본으로 돌아가 언론은 왜 언론일까, 언론은 어떤 뉴스를 보도해야 저널리즘적 소명에 충실할까를 고민하면서 보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혁신적인 경영자 등장해 편집국 완전히 바꿔야"

저널리즘의 원칙을 바로세우기 위해서는 어떤 점이 달라져야 할까. 이재경 저널리즘위원회 위원 이화여대 교수는 한국의 도구적 언론관을 꼬집었다. 저널리즘을 어떤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로 생각한다는 것. 그는 "도구적 언론관 아래 기자들은 시민들이 필요한 정보보다 나를 키워줄 세력에 필요한 정보를 쓰게 된다"며 "도구적 언론관을 빨리 탈피해야 우리 언론이 선진화되고 성숙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는 취재기자 300명이상 보유한 언론사가 부재한 현실, 아마존 창립자 베조스가 인수해 바꾼 워싱턴포스트 등을 언급하며 "혁신적인 경영자가 나타나 인력이 적재적소에 투입될 수 있도록 사이즈가 있는 편집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부서를 돌면서 업무하다보니 퀄리티있는 뉴스를 취재할 역량이 구조적으로 안되고 있다"면서 "자기영역에서 깊이있는 기사를 쓰는 전문기자를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희정 한국일보 미디어전략실장은 "황우석사태, 국정농단 등 언론보도로 인한 성과도 있지만 이후에도 언론은 그다지 변화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언론사의 '조직문화'와 '조직구성'을 문제로 원인으로 꼽았다. 문제가 있을 때 조직 안에서 정당하게 건의되고 논의되지 못하는 언론사의 조직문화가 저널리즘이 계속 실패하는 구조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조직의 구성과 관련해서는 언론사의 상층부 장악한 인력 구성이 다양하지 못한 점을 지적하며 "뉴스룸 조직이 사회를 잘 반영하는 대표성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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