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분석가가 이끄는 데이터저널리즘의 미래 기대"
"개발자·분석가가 이끄는 데이터저널리즘의 미래 기대"
  • 정지나 기자, 최락선 기자
  • 승인 2018.10.15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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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자들 지금은] 제5회 온라인기획취재보도상 받은 SBS 마부작침 심영구 팀장

온라인편집기자협회는 2012년부터 매년 온라인저널리즘 분야의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온라인저널리즘어워드를 개최한다. 6회동안 배출한 어워드 수상자들은 온라인, 신문, 포털, 스타트업 등 다방면으로 진출했다. 그들을 찾아가 온라인저널리즘의 길을 물었다.
 

SBS 데이터저널리즘팀의 닉네임 마부작침(磨斧作針)은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뜻으로, 방대한 정보 속에서 송곳같은 팩트를 찾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마부작침>은 소셜동영상미디어 <비디오머그>와 함께 제작한 '단독공개, 친일파 재산보고서'를 통해 친일파 이완용의 미환수 재산 규모를 처음으로 확인하는 등 친일 잔재를 생생하게 고발했다는 평을 받으며 제5회 온라인저널리즘 어워드 기획취재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SBS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을 이끌고 있는 심영구 팀장./정지나 기자
SBS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을 이끌고 있는 심영구 팀장./정지나 기자

올 6월부터 SBS 마부작침을 이끌고 있는 심영구 팀장을 만났다. 심 팀장은 2003년 입사해 정치부, 경제부, 사회부, 편집부 등을 거쳤다. 데이터저널리즘팀 초창기부터 합류를 희망하다 3수 끝에 합류했다. 다음은 심 팀장과 일문일답이다. 

-짧은 기간 소회는.  
"뉴미디어 관련 업무는 처음이라 막막한 느낌이었다. 팀이 조직된지 3년 가량됐는데 원년 멤버들은 모두 팀을 옮겼다. 지난해 4월 입사한 데이터분석가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팀이 재구성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력과 열정으로 꾸려가고 있다." 

 -목표는. 
"이제까지 해왔던 성과를 이어가는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예산회의록 전수분석, 2018 성매매 리포트, 페이 미투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공을 많이 들였고 결과물도 잘 나왔다.

 

마부작침은 무거운 주제가 많다. 다양한 소재와 주제를 다루고 싶지만 실제로 해보니 쉽지 않다. 자료를 입수하고 분석하고 취재해 기사를 내는데까지 한 달 정도 걸린다. 월간지같은 느낌으로 작업해 왔다.주제에 따라 단기기획을 통해 시의성 있는 보도를 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렇게 나온 것이 특활비 시리즈다. 주제별로 장단기 프로젝트를 병행하려고 한다.

-사내 평가는 어떤가.
"마부작침이 내부에서 호평받은 이유 중 하나는 (보수정권 시절) 다른 뉴스파트에서 다루지 못했던 부분을 다뤘다는 점이다. 지금은 회사 분위기가 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바뀐 간부들이 성역없이 기사를 쓰라고 강조한다. 좋은 기사에 대한 경쟁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요즘은 그래서 어떻게 차별화 할지 더 고민하고 있다" 

-합류 이후 처음 만든 작품은.
"대한민국 난민보고서다. 6월 말에 팀에 와서 7월 7일 기사가 출고됐다. 자료를 입수하고 분석을 끝낸 뒤 발제하고 그래픽 작업과 개발을 하는데 시간이 (꽤) 걸리는데 이례적으로 빠르게 결과물을 냈다. 착수하고 2주만에 완료했다"

마부작침팀에서 제작한 대한민국 난민보고서. 클릭하면 해당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마부작침팀에서 제작한 대한민국 난민보고서. 클릭하면 해당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건(件)마다 투입되는 시간이 많은 것 같다.
"주제마다 다르다. 아이템을 기획하고 취재하는 단계에서 단기 기획성이 적합한지 아닌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 초반에는 그러한 시행착오가 있었다. 자료분석 과정에서 다른 방향으로 분석이 더 필요할 때도 있고, 아예 다시 하는 경우도 생긴다. 언제까지 몇 건의 결과물을 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은 없지만 작업이 길어지다보면 스스로가 빨리 결과물을 내야 한다는 압박을 느낀다. 그것을 조율하는 것이 과제다" 

-주제가 성매매, 위안부 등 타사에 비해 무겁다. 이유는.  
"(팀장이) 기자 출신의 한계라고 생각한다. 사회부, 정치부에서 오래 일하다보면 현안 업무에 관심이 간다. 기자 중심의 조직이다보니 일종의 공급자적 시각이 주제에 반영되는 면이 있다.

위안부 영화의 현 주소에 대한 리포트는 디자이너가 발제한 주제다. 아이템 발제나 기획은 주로 기자들의 몫이었다. 그러나 팀원들 모두가 데이터 저널리스트이고, 다양성을 살리고자 디자이너도 발제를 하도록 했다. 위안부라는 소재 자체는 무겁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탈(脫) 기자의 시각에서 영화쪽에 포커스를 맞춘 것은 소재의 다양성 면에서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위안부 소재 영화를 처음으로 전수조사한 마부작침 콘텐츠. 클릭하면 해당 사이즈로 이동합니다.
위안부 소재 영화를 처음으로 전수조사한 마부작침 콘텐츠. 클릭하면 해당 사이트로 이동합니다.

-이용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소재 발굴은. 
"데이터저널리즘팀이 총 5명이다. 취재기자 출신 2명, 데이터분석가겸 기자가 1명, 디자이너겸 개발자 1명, 인턴 1명으로 구성돼있다. 타사의 디지털 특화 콘텐츠를 보면 흥미로운 소재를 많이 다룬다. 예를 들면 에어컨요금 얼마 나올까, 맥주는 뭐가 맛있나 등이 그렇다.

우리도 시도하면 좋겠지만 여력이 없다. 장기기획과 1주, 2주짜리 시의성있는 단기기획, 그리고 재미난, 톡톡튀는 요소를 담은 인포그래픽이나 인터렉티브를 병행하면 좋겠는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고충은 무엇인가. 
"매일 기사를 생산해내면 몸은 피곤해도 마음은 편하다. 그러나 데이터저널리즘은 호흡이 긴 기사인데다가 인력이 많지 않다 보니 출고까지 시간이 걸린다. 그렇다고 기사 건수에 대한 압박이 있는 것도 아닌데 가끔은 눈치가 보이기도 한다.

데이터저널리즘팀은 현안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보다 공감가고 의미있는 주제를 취재하라는 취지에서 만든 조직이다. 그런 취지를 살려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데이터분석가나 개발자를 충원하고 싶다. 장기과제로 봐야 할 것 같다" 

-사내 다른 플랫폼과 협업은. 
"방송사의 주된 플랫폼은 TV다. TV의 문법에 맞출 때도 있고 온라인 문법을 따를 때도 있다. 다양한 방식으로 만들어 공급한다. 비디오머그에는 영상 전문가들이 많다. 영상이 전달력이 높기 때문에 보니 영상으로 어떻게 구현할것인가 기획 단계부터 고려하고 있다. 비디오머그&마부작팀 콜라보 콘텐츠를 만들어 8시 뉴스를 염두에 두고 제작하기도 한다.

방송 보도 이후에 더 자세한 내용을 보려고 마부작침 홈페이지에 접속하기도 한다. 비디오머그를 통해 압축적인 내용을 소비하기도 한다. 비디오머그와는 업무 공간이 같기 때문에 협업이 잘 된다" 

-완성된 콘텐츠가 포털에서 구현은 안 된다. 콘텐츠 홍보도 과제아닌가.
"SBS뉴스의 하위브랜드로서 주된 플랫폼은 홈페이지이기 때문에 홈페이지에 새로 콘텐츠를 출고하면 배너를 건다. 내년 중에는 별도 페이지를 만들어 오픈할 계획이다. 이밖에 SBS 뉴스 계정, 페이스북, 유튜브 등을 통해 홍보한다.

마부작침의 브랜드를 어떻게 더 잘 알릴 것인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8월부터 트위터 계정을 만들어 하나의 콘텐츠를 토막정보식으로 쪼개서 올리고 있다. 지난 8월 '위안부 영화의 현주소' 콘텐츠가 나왔을 때 변영주감독 인터뷰 등을 50초 분량 영상으로 쪼개서 몇개 올렸는데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

리트윗이 3~4000회 정도 되고 도달도 30만에 달했다. 팔로워도 급격히 늘었다. 트위터의 영향력이 여전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콘텐츠를 쪼개 짧게 올리는 방식이 마부작침 특성과 맞지 않아 고민하고 있다" 

-짧은 기간 성과를 평가한다면.  
"대법원 특활비 같은 경우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3년치 자료를 받았는데 분석가가 몇 시간만에 분석을 끝내 내용을 정리하고 추가로 확인해서 다음날 출고했다. 당시 팀원 1명은 아시안게임 출장으로 없을 때였다. 우리팀의 실력에 놀랐다. 젊고 출중한 친구들이 일하고 있다는 점이 자랑거리다. 감각이나 새로운 툴을 다루는 실력, 한번 꽂히면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 파고드는 집중력 등 배울점이 많다" 

-주로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자료를 수집하는지.  
"특활비같은 경우 정보공개 청구 통해 기사를 썼지만 정보공개청구는 보조수단이다.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얻은 자료가 유용할 때도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어렵게 받은 자료가 원했던 자료가 아닌 경우도 있다. 이미 나와있는 백서를 이용하기도 하고 공개된 자료를 수집해서 다시 분석하거나 의원실을 통해 자료를 입수하기도 한다" 

-데이터를 분석하는 노하우는.
"데이터를 처음 받으면 정제를 한다. 코딩작업 비슷하게 요소별로 분류하고 정리하기 위한 작업은 팀원들이 같이 한다. 1차 정리한 것에 대해 회의를 통해 데이터분석가가 보완점, 방향 등을 재설정한다. 데이터저널리즘이라는 명칭은 최근에 나왔지만 그 전에도 데이터 기반 보도는 존재했다. 차이점은 예전에 없던 방식으로 데이터를 뒤집어보고 재구성해서 기사를 쓴다는 점이다.

위안부 영화 작업의 경우 검색해서 걸리는 것도 있지만 아닌 것은 일일이 찾는 수고를 거친다. 관련 논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새로 언급된 영화도 있다. 그 중 자체 판단기준으로 위안부 영화라고 분류한 것이 36개다. 뿌듯했던 점은 8월14일 위안부 영화 '22'가 개봉했는데 인터뷰 중 지금까지 위안부 영화가 36편밖에 없다는 점이 언급됐다. 우리가 처음 시도한 자료가 그렇게 활용되는 것을 볼 때 의미있는 작업을 했다고 생각된다. 

"매일 결과물이 나와야 하는 부서에 있었다면 시도하지 못했을 것이다. 전수분석 과정에서 개별사안일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 정부나 기관 통계에서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곤 한다. 기자생활하며 그런 작업을 해본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데이터저널리즘의 미래를 어떻게 보는가. 
"2015년 메르스사태 때 보건복지 담당 기자였다. 매일 확진자수는 얼마인지, 어느병원에서 어떻게 감염원이 확대되는지 그래픽으로 보여줄 것이 많았는데, 그때는 데이터저널리즘에 대해 잘 몰랐다. 환자수 하나하나 늘어나는 것을 표로 정리했는데, 계산이 안맞기도 하고 고생을 많이 했다.

그때 KBS에서 만든 메르스 지도를 보면서 이렇게 보여줘야 정보가 된다고 생각했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난 지금은 데이터저널리즘이 보편화됐다. 앞으로는 특정 팀에서 데이터 분석을 전담하는게 아니라 취재부서가 모두 데이터를 다룰 줄 알아야 한다고 본다. 

그럼에도 데이터저널리즘팀이 존재 이유를 가지려면 팀에서만 할 수 있는게 있어야 한다. 취재기자 출신이고 데이터분석에 대해 좀더 안다고 해도 데이터분석가만큼 잘 할 수는 없다. 데이터저널리즘은 개발자와 데이터분석가가 리드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주도하는 데이터저널리즘은 지금처럼 기자가 주도하는 것과는 다르지 않을까.

KBS에서는 이미 개발자 팀장이 나왔다. 개발자, 분석가가 이끌면 다른 방식의 데이터저널리즘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어딘가에 데이터저널리즘의 미래가 있을 것이다. 또한 디자이너도 단순히 기자가 기획한 디자인을 구현하는 역할이 아닌, 기획단계부터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데이터저널리스트로 성장하면 더 좋은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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