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보도 넘어 포스트 트루 시대" "신뢰도 낮은 언론 퇴출을"
"사실보도 넘어 포스트 트루 시대" "신뢰도 낮은 언론 퇴출을"
  • 정지나 기자
  • 승인 2018.10.05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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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재단 저널리즘 연속 토론회] 언론 신뢰도 꼴찌, 탈출할 길은 없나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참여한 영국 옥스퍼드대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18’에서 우리나라의 신뢰도는 조사대상 37개 나라 가운데 꼴찌를 차지했다. 우리 사회의 신뢰도는 전체 평균 32.3%였으며 그 중 언론인의 신뢰도는 35.5%로 평균치를 약간 웃돌았다. 

이처럼 언론을 포함해 사회 전반이 낮은 신뢰도를 보이는 현실에서 문제점을 진단하고 근본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한국언론재단이 저널리즘 연속 토론회를 마련했다. 

언론재단은 4일 오후 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언론 신뢰도 꼴찌, 탈출할 길은 없나'라는 제목으로 첫 토론회를 열었다. 

언론재단 저널리즘 연속 토론회
언론재단 저널리즘 연속 토론회./정지나 기자

발제를 맡은 언론재단 김위근 선임연구위원은 "신뢰도가 중요한 것은 일반 시민들이 언론을 통해 사회를 바라보기 때문"이라며 "사회 신뢰도 향상을 위해 언론 신뢰도 향상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은 언론 신뢰 개념이 복잡하고 상대적이라 명확하게 개념을 정의하기 어렵다며 신뢰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구조적으로 파악하고 △법·정책·제도 △테크놀로지 △소유구조 등 조직 특성 △저널리즘 관행 △이용자 등 개별 요소에 대한 방안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먼저 법·정책·제도 측면에서 언론 지원법의 지원 대상을 현실화하고 테크놀로지 측면에서 공용 테크놀로지 시스템 또는 템플릿 개발, 보급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조직 특성 측면에서는 사주를 비롯한 소유구조 요인에서 독립할 수 있는 요건이 마련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트래픽 경쟁, 베껴쓰기 등 기존의 그릇된 저널리즘 관행을 개선하고 언론매체의 존재 이유인 수용자가 누구인지 파악해 이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뉴스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언론 신뢰를 높이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언론계, 학계, 경제계, 일반시민 등 각계의 토론자들이 다양한 시각을 담은 의견을 쏟아냈다.  

강명구 서울대 교수는 "예전에는 사실을 보도하는게 중요했다면 지금은 사실에 더해 무엇이 바람직한지, 무엇이 가능한지까지 고려해야 하는 포스트 트루스(post-truth) 시대"라고 말했다.   

그는 "저널리즘 이용행태의 변화에 따라 신뢰도 측정방식도 바뀌어야 한다"며 "비제도적 저널리즘이 부상하고 있는데 여전히 신문, TV 등 제도적 저널리즘 측정장치로 신뢰도를 재면 지나치게 과소평가하는 오류를 범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권오용 효성그룹 상임고문은 신뢰도 자체에 근본적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언론 신뢰도가 꼴찌라는 것은 기대 수준이 높고  기대가 과잉된 원인은 언론이 독재와 제국주의의 탄압 속에서도 성과를 냈기 때문"이라며 "신뢰도가 낮다는 것이 우리가 스스로 꺾어져야 할 요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권 고문은 확고한 신뢰회복, 경쟁력 확대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자본을 유치하는데 주저하지 말 것을 제언했다. 그는 "권력자가 아닌, 고객기반으로 설계를 다시하고 경쟁력을 확보할만한 충분한 여력을 가지면 기대수준이 높은 만큼 언론신뢰도가 높아지고 이는 국가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환균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신뢰도 하락 원인을 언론 내부에서 찾았다. 김 위원장은 "언론이 이전에 독재와 싸운 경험, 민주주의를 질식사 이전에서 구해낸 찬란한 기억이 있는데 이명박, 박근혜 정부 들어 신뢰도가 처참히 무너졌다"고 했다.

이어 그는 "세월호 참사나 세계일보의 십상시 보도에 대해 다른 언론이 보인 태도에 대해 권력앞에 언론이 무릎 꿇은 것을 국민들은 정확히 간파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보도에 앞서 철저한 사실 확인을 신뢰회복 방안으로 제시했다.

시민대표로 참석한 백선민 고려대 졸업생은 "현실을 진단해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은 시민저널리즘 역량으로도 충분하다"며 "이제 언론은 우리 사회가 어디로 가는지 방향성과 해답을 제시하는 이른바 솔루션 저널리즘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관후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연구위원은 저널리즘 비전공한 외부자의 시각에서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정치인들이 신뢰도가 낮은 상황에서 계속 권력을 잡으면 선거제도를 바꿔야된다는 얘기가 나오고 정당체제를 바꿔 참여와 경쟁을 유발하는 것처럼 언론도 신뢰도 낮은 매체의 퇴출 등 규제나 구조적 해결책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원재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는 플랫폼의 변화에 주목했다. 이 교수는 "모바일의 보급으로 언제 어디서나 온라인 연결이 가능해지면서 정보가 언론에서 시장으로 넘어간 현실을 언급하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모바일기기를 가장 잘 쓰고 정보를 많이 소비하는 젊은층을 많이 뽑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적폐청산을 하는 과정에서 기성 언론인들의 복권이 이뤄지고 젊은 사람의 자리는 더 좁아졌다며 여기에 한국언론의 딜레마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영무 저널리즘위원회 위원(전 한겨레 대표이사)은 언론사들을 치료를 거부하거나 회피하는 환자에 비유하면서 두 가지 해법을 제시했다.

먼저 저널리즘의 변화, 디지털과 관련해 현업에 있는 5년, 10년차, 데스크급에 대한 매력적인 교육프로그램을 시행과 재단, 언론유관 학회 등이 모두 참여해 국민들이 좋은 저널리즘을 향유할 권리가 있다는 대전제로 캠페인을 할 것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구체적인 지표를 마련하고 좋은저널리즘, 나쁜저널리즘에 대한 압박을 가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언론재단은 이날 토론에 이어 11일과 18일에도 연속 토론회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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