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블리의 질주 뒤엔… 브랜드 평판, 데이터 분석, 콘텐츠 속도전
퍼블리의 질주 뒤엔… 브랜드 평판, 데이터 분석, 콘텐츠 속도전
  • 정지나 기자, 최락선 기자
  • 승인 2018.09.30 23: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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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자들 지금은] 제5회 어워드 '주목해야 할 미디어' 수상한 박소령 퍼블리 대표

온라인편집기자협회는 2012년부터 매년 온라인저널리즘 분야의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온라인저널리즘어워드를 개최한다. 6회동안 배출한 어워드 수상자들은 온라인, 신문, 포털, 스타트업 등 다방면으로 진출했다. 그들을 찾아가 온라인저널리즘의 길을 물었다.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박소령 퍼블리(PUBLY) 대표는 원래 창업할 생각은 없었다. 미디어 경영에 관심을 뒀지만 국내에선 기자가 먼저 돼야하는 현실의 앞에서 고민 끝에 스타트업을 차렸다. 어릴 때부터 독서를 좋아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텍스트 콘텐츠에 더 끌렸다. 시장조사를 해보니 독자의 지적 욕구를 채워주는 공급자의 영역은 비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2015년 4월 퍼블리가 세상에 나왔을 때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이듬해 제 5회 온라인저널리즘어워드 '주목해야 할 미디어'상을 받았다. 

박소령 퍼블리 대표.
박소령 퍼블리 대표.

지적 성장욕구에 적합한 플랫폼을 만들고, 그 플랫폼 안에서 살아있는 고급정보를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 그래서 최종적으로는 지식 격차를 줄이는 것이 박 대표의 목표다. 다음은 박 대표와 일문일답이다. 


-'일하는 사람들의 컨텐츠 구독 서비스'라는 새 슬로건이 나온 배경은. 
"퍼블리는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다. 새로운 슬로건이 나온지 두 달 됐다. 그 전에 사용하던 '지적 자본을 만든다', '지적 즐거움을 드린다' 같은 슬로건은 기업 입장에서 만든 것이다. 소비자에게 가치가 명확히 전달되지 않는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새로운 슬로건은 고객의 언어로 퍼블리를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 퍼블리의 정체성은 이용자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정기구독 형태로 제공하는 서비스 사업자다. 슬로건 그대로 일하는 분들을 위한, 일과 삶에 필요한 콘텐츠 플랫폼이 되는 것이 목표다." 

-창업 계기는 무엇이었나. 
"콘텐츠나 미디어 업계에서 승부를 걸어보고 싶었다. 대학 졸업 후 맥킨지, 티플러스 등 경영컨설팅 회사에서 5년간 일하다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다시 취직을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미디어 매니지먼트 쪽으로 구직을 하는 과정에서 수습기자가 되는 것 외에는 경로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 다음 창업자인 이재웅 대표에게 투자를 제안받고 제3의 길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고민 끝에 스타트업에 도전하게 됐다. 2014년 가을 투자 제안을 받고 2015년 4월 법인을 설립했다. 당시에는 콘텐츠 분야에서 스타트업을 하겠다는 개념만 있던 상태였고 세부적인 아이디어와 목표는 그때부터 구체화했다." 

-텍스트(출판) 분야를 선택한 이유는.
"여러 카테고리의 콘텐츠를 소비하는 입장에서 출판시장을 포함해 텍스트 콘텐츠는 여전히 큰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그 큰 시장에서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는, 혹은 반발짝 앞서 정보를 제공하는 공급자의 영역이 비어있다고 생각했다.

소비자가 어떤 경우에 돈을 내는가, 빠르게 테스트해보고 실패한 것은 반복하지 않고 성공사례는 빠르게 복제하면 승산이 있다고 봤다. 영상이나 오디오에 비해 적은 비용으로 빠른 실험이 가능한 시장이 텍스트 시장이다. 여러가지 기획을 통해 시장의 반응을 살피고 어떤 저자와 어떤 주제가 결합할 때 소비자가 호응하는지 알게됐다." 

-투자금액, 매출액 등 성과가 궁금하다.  
"지난해 여름 외부 벤처캐피털의 투자 받기 시작했다. 초기 투자금은 12억원이고 올해 하반기 추가 투자를 받으려고 준비하고 있다. 유료 구독자 수는 3500명을 넘어섰고 월평균 재결제율은 85% 수준이다." 

-퍼블리 홍보 방식은. 
"홍보를 별도로 하진 않았다. 운이 좋았다. 첫 번째는 우리가 하고 있는 영역이 콘텐츠, 미디어비즈니스다 보니 언론에서 먼저 관심을 갖었다. 자연스럽게 언론에 노출이 많이 됐다.

두 번째는 언론사가 관심을 갖게 된 경로를 보면 클라우드펀딩이 좋은 수단이었다고 생각한다. 목표된 기간에 목표금액을 채워야 리포트가 발행된다. 거기에 발을 담근 독자, 작가들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발적인 홍보가 이뤄졌다.

그런 가운데 2016년 5, 6월에 칸 광고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광고와 게임전문가 2명이 현지취재를 해 보고서를 전달하는 프로젝트였는데, 디지털콘텐츠 크라우드펀딩 최초로 1000만원 넘는 금액이 모였다. 작다면 작은 금액이지만 디지털콘텐츠로는 상징성이 있던 금액이었다.

이를 계기로 업계에서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 그전까지 저자들을 찾아다녔다면, 이때부터 반대로 저자들이 찾아와 '내가 이런걸 써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제안이 오기 시작했다." 

-퍼블리의 핵심역량은.  
"팀원들의 월등한 경쟁력과 디지털콘텐츠 플랫폼 사업 노하우, 퍼블리 브랜드다. 

팀은 제품, 콘텐츠, 운영 등 3조직으로 나뉘어져 있다. 평균나이 31세 정도로 젊은 팀이고 팀워크가 여타 어느 팀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빈틈없이 돌아가는 프로세스는 단기간에 복제 불가능한 우리만의 역량이다.


우리는 플랫폼을 통해 축적된 이용자 데이터를 분석한다. 이를 통해 의사결정을 내리고 어떤 콘텐츠를 원하는지, 필요한지 알고 생산한다. 이같은 점이 앞으로도 결정적 차이를 만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끝으로 무형의 지식상품을 파는 경우 소비자가 의사결정을 내리는 핵심은 ' 평판(Reputation)'이다. 콘텐츠를 한 번 보고 살 수 있는 구조도 아니고 믿고 살 수 밖에 없는 구조인데, 브랜드의 평판을 보고 선택할 수 밖에 없다. 퍼블리의 브랜드를 믿고 더 많은 고객과 저자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가 발굴과 섭외는 어떻게 하나. 
"퍼블리가 알려지기 전에는 작가들에게 제안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요즘에는 우리가 제안하는 것보다는 작가들이 지원하는 비율이 8:2정도로 많아졌다. 우리가 제안을 하는 분들은 소비자가 좋아할만한 느낌을 풀어내는 저자이거나 고객 데이터를 토대로 팔리는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는 분들이다."

퍼블리 저자 지원 가이드. 클릭하면 해당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퍼블리 저자 지원 가이드. 클릭하면 해당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저자(작가)가 디지털 플랫폼 퍼블리를 선택하는 이유는.
"우리는 팀 안에 기획자들이 따로 있다. 100여개 프로젝트 경험을 가진 기획자들은 이용자들의 니즈와 트렌드를 명확히 알고 있다. 저자가 가져온 기획을 그대로 진행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기획자와 함께 공동으로 기획을 한다.

우리는 마케팅에 공을 많이 들인다. 타켓팅된 독자들에게 적합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성공확률을 높인다. 이러한 노력이 저자들을 불러모으는 것 같다. 거꾸로 종이책을 재편집해서 디지털로 유통하고 싶다 가져오는 작가도 있다."
 

-작가가 되려면 어떤 능력을 갖춰야 할까.  
"글쓰기보다 경험과 전문성이 더 중요하다. 생각과 아이디어가 핵심이다. 글쓰기는 어떻게든 풀 수 있는 방법이 있어도 아이디어 없이는 진행이 불가능하다."   

-홈페이지에 투자를 많이 하는 것 같다
"홈페이지는 이용자들의 콘텐츠 소비가 이뤄지는 공간이다. 제품팀이 이 영역을 책임지고 있다. 콘텐츠팀이 음식을 만드는 팀이라면 제품팀은 그릇을 만드는 팀이다. 이용자가 이탈하지 않고 계속 머물게 하면서 공유하고 결제하게 만드는 모든 일을 한다."  

박 대표는 명함 뒷면에는 '시장중심'이라는 문구를 넣었다. 회사의 미션에 대한 자기다짐으로 느껴졌다.
박 대표는 명함 뒷면의 '시장중심' 문구.
회사의 미션에 대한 자기다짐으로 느껴졌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즈와 협업을 했다.
"이용자가 좋아할 만한 외부 콘텐츠에 대한 테스트를 하고 있다. 조선일보 위클리비즈, 동아비즈니스리뷰와도 진행했다. 파이낸셜타임즈의 경우는 영국 본사와 협의해 한국어 리퍼블리싱 계약을 진행중이다.

8월부터 국내 출판사, 국내외 언론사를 가리지 않고 매력적인 콘텐츠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결제할 때 매월 들어오는 신규 콘텐츠의 양도 무시 못한다. 속도전 측면에서 공을 적게 들이고 빠르게 질(質)을 담보한 콘텐츠를 늘릴 수 있는 전략이다. 4/4분기 더 많은 콘텐츠 들여올 예정이다." 

-정치, 경제, 사회 등의 분류가 없는 이유는. 
"흔히 서점, 도서관에 가면 있는 분류표는 공급자 마인드의 불친절한 분류라고 생각한다. 소비자 중심의 큐레이션이 필요하다. 지금은 사람이 일일이 분류를 조정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사람이 결합된, 개인의 소비패턴에 맞는 큐레이션 페이지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매주 몇 건의 콘텐츠가 발행되나. 
"8월 발행 콘텐츠는 주당 2건씩 8건이 발행됐다. 이번 달은 10개 리포트 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용자가 볼 수 있는 콘텐츠를 늘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상반기 대비 하반기 발행량이 2배가 되는 것이 목표다." 

-오프라인 잡지를 온라인으로 서비스할 때 주안점은.
"소비 데이터를 보면 6:4정도로 모바일 유저들이 많다. 오프라인 출간 기사, 잡지 등을 옮겨올 떄는 모바일상에서 가독성 좋도록 편집에 신경을 쓴다. 오프라인에서는 할 수 없는, 하이퍼링크를 많이 넣는 편이다. 각주에도 외부기사를 넣어 볼 수 있도록 하고 이미지, 유튜브링크 등 텍스트를 보조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 장치를 활발하게 쓰고 있다."  

-새프로젝트 후원하기 코너는 제목과 짧은 소개 밖에 없다. 후원하기엔 부족한 정보다. 
"크라우드펀딩이 당연히 가지고 있는 리스크 요인이 있다. 기획안 읽고 저자 확인하고 목차 확인하고 받아본 콘텐츠가 기대와 달랐거나 만족 못했다는 피드백 있다면 그 격차를 줄이는 것이 기획팀의 역량이다. 필터링이 중요하다.

저자에게 모든 권한을 넘기면 필터링이 없는 오픈 플랫폼이 된다. 우리는 오픈 플랫폼을 지향하지 않는다. 기획자가 저자와 붙어 필터링, 거르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콘텐츠로 만드는 단계에서도 작가에게 모든 것을 맡기지 않는다. 계속해서 필터링하며 안전장치를 걸어놓는다." 

출판그룹 미래엔과 협업한 '일잘러를 위한 이메일 가이드'. 이메일 작명법부터 커뮤니케이션 노하우까지 꼼꼼한 이메일 가이드가 인상적이다.
출판그룹 미래엔과 협업한 '일잘러를 위한 이메일 가이드'. 이메일 작명법부터 커뮤니케이션 노하우까지 꼼꼼한 이메일 가이드가 인상적이다.

 

-종이책을 펴낸 이유는.  
"북바이퍼블리로 지금까지 4권이 나왔다. 미래앤출판사와 제휴해 총 6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앞으로 2권이 더 출간될 예정이다. 저자뿐만 아니라 연령대 높은 이용자들의 니즈가 분명히 있다. 

저자, 독자에게 유익한 출판시장 접근법을 고민하다가 외부협업을 진행했다. 우리는 가볍고 빠른 팀인데 종이책은 느리고 무겁고 신중하게 진행하다 보니 내부 조직을 두는 대신 협업을 선택했다. 발행된 종이책은 성공적이다. 브랜드 마케커들의 이야기는 경영경제 카테고리에서 1만 부 이상 팔렸다."

-'모임 서비스'는 업데이트가 없는데.
"오프라인 모임은 보류 상태다. 예전에는 예약구매, 크라우드 펀딩을 하며 저자와의 만남을 묶어서 판매했다. 지금은 예약구매에서는 콘텐츠만 팔고 모임은 별도의 상품으로 계획중이다.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기존 독자의 충성도를 높이거나 신규 고객을 잡기 위해 어떤 식으로 구성돼야 하는지 구상이 서면 다시 할 계획이다."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칸 광고제 프로젝트. 펀딩으로 1000만원 넘는 투자금을 모으며 초기에 시장의 주목을 끄는 변곡점이 됐다." 

칸 광고제 프로젝트. https://publy.co/set/20
칸 광고제 프로젝트. 클릭하면 해당 사이트로 이동합니다.

-돈이 안돼도 소개하고 싶은 콘텐츠가 있을 것 같다.  
"기업은 매출로 말한다. 더욱 여유있고 넉넉해졌을 때 도전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우리가 하고 싶은 것 보다는 소비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다." 

-언론사 온라인 콘텐츠 유료화는 가능할까.  
"꼭 해야할 것이 아니라면 더 중요한 것에 자원을 집중하는 것도 좋다고 본다. 모든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것은 고객이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얼마나 잘 파악하고 있는지, 니즈 충족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가 중요하다. 더 좋은 무기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종 목표는. 
"한국 시장에서 2545를 타켓으로 생각하고 있다. 인구 1500만명이 있는데 그 중 10%인 150만명이 콘텐츠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사람들이고, 그 중 최소 10%를 확보하는 것이 비즈니스로서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한국에서 필요한 고급 지식정보의 인프라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지만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일본, 중국 등 자체 모국어를 쓰는 국가들이 다 비슷한 문제를 겪을 것이다. 교육을 많이 받은 층은 다른 언어를 배우며 치고나갈 수 있는데 나머지는 지식정보의 격차가 더 벌어지는 부분에서 이슈가 있다. 우리 플랫폼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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