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저널리즘은 고비용 작업…아이템을 꼭 데이터로 풀어야하는지부터 고민을"
"데이터저널리즘은 고비용 작업…아이템을 꼭 데이터로 풀어야하는지부터 고민을"
  • 정지나 기자, 최락선 기자
  • 승인 2018.09.27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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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자들 지금은] 제4회 특별상, 5회 데이터저널리즘상 받은 KBS 데이터저널리즘팀 정한진 팀장

온라인편집기자협회는 2012년부터 매년 온라인저널리즘 분야의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온라인저널리즘어워드를 개최한다. 6회동안 배출한 어워드 수상자들은 온라인, 신문, 포털, 스타트업 등 다방면으로 진출했다. 그들을 찾아가 온라인저널리즘의 길을 물었다.

2010년 이후 뉴미디어의 부상으로 언론환경이 급속히 변하면서 데이터저널리즘이 독자들 곁으로 성큼 다가왔다. 

정한진 KBS 데이터저널리즘팀 팀장은 데이터저널리즘의 꽃은 방대한 분석도, 화려한 인터랙티브도 아닌 조직원들간 잘 짜여진 ‘협업’이라고 정의한다.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기자와 분석가, 이를 시각화하는 인포그래픽 전문가, 그리고 개발자가 동등한 입장에서 원활히 의견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정한진 팀장
정한진 팀장

언론사의 데이터저널리즘 관련 부서의 팀장은 대개 취재기자가 맡는데 반해 KBS는 개발자 출신 정 팀장이 맡고 있다. 정 팀장은 IT부서와 인사부를 거쳐 데이터 수집 업무를 하다 2013년 데이터저널리즘팀의 기초를 다졌다. 

KBS데이터저널리즘팀은 취재기자 2명, 데이터 조사분석 전문가 2명, 인포그래픽 담당 1명 등 6명이 '원팀'이다. 한 테이블에서 머리를 맞댄다. 취재기자와 분석가가 기사의 영양소를 제공하면 데이터 조사 분석가와 인포그래픽 담당자와 개발자가 먹기 좋게 맛을 더해 일품 요리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 KBS 데이터저널리즘팀은 메르스 관련 보도로 제4회 한국온라인저널리즘 어워드에서 특별상, 이듬해엔 '전국 초·중·고등학교 석면지도' 연속 보도로 제5회 한국온라인저널리즘어워드 데이터저널리즘 부문을 수상했다. 정 팀장을 만나 데이터저널리즘의 미래를 물었다. 다음을 일문일답.

http://dj.kbs.co.kr/resources/2016-01-20/
제5회 온라인저널리즘 어워드 데이터저널리즘 부문 수상작. 이미지를 클릭하면 해당 사이트로 이동합니다

-데이터저널리즘팀에 합류하기 전엔 어떤 업무를 했나.  
"KBS에서 언론사로는 유일하게 IT직종을 채용해 개발자로 입사했다. 당시 개발자를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일이 흔치 않았는데 80년대 이산가족찾기 계기로 KBS에서 전산직을 채용했다. 전산실에 2년정도 근무하다 인사부 등 경영직에 11년 있었다. 우연한 기회 2011년 CRM 고객관리를 하게 되면서 빅데이터를 수집하며 데이터의 수집, 분석하는 과정이 방송제작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것을 알게 됐다. 당시 국내 방송사(지상파, 종편, 케이블 등) 프로그램에 대한 SNS 정보와 트위터, 유튜브 조회수, 인터넷 블로그, 카페 등의 정보를 종합적으로 수집해 프로그램별로 실시간 시청자 반응 등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후 보도본부에서 데이터 기반 뉴스 생산해내는 조직 만들 때 같이 하자는 제안을 받고 합류했다. 2013년 10월부터 보도본부에서 근무했다." 

-보도본부를 선택한 이유는.
"기자직이 아닌 사람이 보도국에서 일하는 것이 흔치 않은 분위기에서 고민이 많았지만 재밌을 것 같아서 선택했다. 주변에서는 왜 가느냐는 시선도 있었다. 데이터기반 뉴스 업무가 실패할것이라는 얘기도 많이 들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적절한 시기에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 기회가 찾아왔다고 생각한다." 

-실제 일해보니 어땠나.
"밖에서 봤던 것보다 냉담했다. 데이터 기반 취재에 대한 의지는 있었으나 생각보다 열기가 뜨겁지 않았다. 석달동안 취재기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노력했다. 데이터저널리즘이 뭔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는 것이 뭘 의미하는지 인터뷰를 진행했지만 개념을 하나로 정리하기 어려웠다. 별도로 참고했던 것이 유럽의 데이터 기반 저널리즘이다. 유러피언저널리즘센터에서 발간하는 데이터저널리즘 핸드북이 초반에 업무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다. 이후 2013년 12월 보도본부장에게 데이터저널리즘팀의 구성과 역할에 대한 보고를 했다. 2014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팀을 꾸렸다." 

-최초로 데이터저너리즘팀을 만든 것으로 안다. 
"데이터저널리즘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탐사저널리즘의 가지로서 오래전부터 있었다. KBS가 2005년 최초로 탐사보도 팀을 만들고 성과를 냈는데, 그 가지로 데이터저널리즘이 뻗어 나왔고 데이터저널리즘팀이 만들어졌다. 대형 언론사에서 공식 조직으로는 처음으로 만들었다. 연합뉴스, 뉴스파타 등에서 그 전에 시도는 있었다." 

-취재기자가 팀장을 맡는 것이 일반적이다. 개발자 팀장의 장점은. 
"언론사의 구조나 협업체계를 볼 때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쉽지는 않을 것 같다. 믿고 맡겨준 보도본부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데이터저널리즘의 핵심은 협업이다. 보통 그래픽실, 개발실, 편집국이 따로 있지만 우리는 같은 책상에 앉아 근무한다. 초기에 협업체계를 갖추는데 취재기자가 전체를 다 통제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취재기자가 기획안을 발제하면 분석가가 의견을 제시하고 중간의견이 나왔을 때 개발자와 인포그래픽 담당자가 자율적으로 의견을 낼 수 있어야 한다. 일곱색깔 무지개가 섞이지 않고 각각의 색을 내는 것처럼. 취재기자를 중심으로 각자 고유한 영역의 색깔을 만드는 체제를 세팅하기 위해 노력했다. 개발자들은 대규모 프로젝트를 경험하면서 자연스럽게 '협업'을 이끌어 내는 경험을 익히게 된다." 

-발제도 같이 하나
"발제는 취재기자가 한다. 취재 고유의 영역이라 생각한다. 이후 각각의 단계마다 데이터 분석가, 개발자 등이 각자 분야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있다." 

-가장 공들인 기사는? 
"16, 17, 18년도 계속 선거가 있었다. 어떻게 하면 공약을 중심으로 유권자들에게 후보에 대한 많은 정보를 줄 것인가 고민한다. 민주주의의 밑바닥은 유권자의 한 표에서 시작된다. 어떻게하면 후보자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공약, 정책을 전달할 것인가 늘 고민하고 시도하고 있다. 후보로 나서서는 안 될 사람들의 정보를 제공하고 유권자들이 판단하게끔 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

http://news.kbs.co.kr/news/view.do?ncd=3662300
6.13 지방선거 후보분석. 이미지를 클릭하면 해당 사이트로 이동합니다.

-개헌안 관련 뉴스는 토씨 하나까지 보기 편하게 비교됐다. 
"기술 자체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두 가지 정보를 비교하는 기술은 논문표절 등을 다룰 때 많이 쓰인다. 단지 언론에 접목한 것이다. 이번에 정부 안으로 나온 개정안이 토씨 하나, 단어 하나, 문장의 배열 하나하나 얼마나 고민 끝에 나왔는지 알게 됐고 그것을 보시는 분들에게 정당간 파벌싸움으로 보여지기보다 개헌안에 어떤 고민이 있었는지 보여주고 싶었다. 생태계에 가장 중요한 것이 다양성이다. 개발자이기 때문에 그래픽 없이 알고리즘만으로 만들 수 있었다. 배치와 관련된 것은 분석가들이 체크하고 개발자는 구현을, 취재기자는 전체적인 그림을 그린다." 

http://dj.kbs.co.kr/resources/2018-03-26/
정부 개헌안 비교표. 이미지를 클릭하면 해당 사이트로 이동합니다.

-다른 곳과 어떤 차이가 있나. 
"보통 언론사에서는 그래프나 인포그래픽을 넣을 때 기자가 그래픽 제안지를 그려 CG실에 요청하고 디자이너가 요청받은 대로 그려준다. 우리는 거꾸로 인포그래픽이 필요할 때 기사에 담긴 데이터를 보고 디자이너가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제안하고 있다. 이것이 디자이너와 인포그래픽 전문가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일반 언론사에서는 인포그래픽 전문가를 데려다 디자이너를 만든다. 그런 것을 방지하고자 개발자 팀장 체제에서 적절히 업무를 배치하고 있다." 

http://news.kbs.co.kr/news/list.do?mcd=0909#1
KBS 데이터룸 홈페이지. 이미지를 클릭하면 사이트로 이동합니다.

-KBS만의 장점, 특징은 뭘까. 
"페이지뷰 등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자율적으로 아이템을 선정해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이 장점이다. 수익을 내야 하는 부담은 없다. 어떤 취재를 해야 독자들에게 더 잘 다가갈까 원론적인 것에 집중할 수 있다." 

-사이트에는 개발,인터랙티브 요소가 많은 것 같지 않은것 같다. 그래픽이 많은 이유는.
"굳이 인터랙티브를 넣을 이유가 없는 기사에는 넣지 않는다. 인터랙티브는 가진 자료들 중 개별화가 가능한 것, 예를 들면 내가 살고있는 지역, 내 환경과 맞는 데이터를 좁혀서 보여줄 필요가 있을 때 쓴다. 굳이 인터랙티브를 쓰기 위해 기사를 만들지 않는다. 화려하게 보이기 위해 기사의 내용을 흩트리는 인터랙티브는 만드는 것은 의미없는 일이라 생각한다. 

데이터저널리즘은 상당히 비용이 많이 든다. 데이터저널리즘을 하는 사람은 이 아이템을 데이터저널리즘으로 굳이 풀어야 하는지 고민해 봐야 한다. 조류독감처럼 어느 곳의 농장에서 확산되는지, 날짜별로 동적으로 보여줄 필요 있을 때 사용하는 것이다. 콘텐츠 내용을 잘 전달하는게 목표지 화려한 것이 목표는 아니다." 

http://dj.kbs.co.kr/resources/mountain/   3. 산악사고지도
산악사고 지도. 이미지를 클릭하면 해당 사이트로 이동합니다.

-자료수집은 어떻게 하는가.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공공기관의 데이터를 받는다. 공공기관이 갖고있는 정보 중 가치있는 것이 위치와 관계된 것이 많다. 2014년 10월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소방방재본부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산악사고 지도를 만들었다.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주로 사고는 산을 내려올 때 많이 발생하고 다치는 곳은 발목, 무릎이 대부분이었다.

지도를 이용해 어느 지점에서 사고가 나는지 알 수 있도록 했다. 사고 예방 차원에서 의미 있는 자료다. 2015년 12월에는 5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14만건을 분석해 기사화했다. 사고 위치를 검색하면 최근 5년간 사고 발생지역을 표시해준다. 공공이 갖고있는 자료지만 개인이 볼 수 없는 것을 기사를 통해 알려준 것이다. 학교 주변 어디서 사고가 많이 나는지, 위치정보 제공이 의미가 있을 때 인터랙티브로 제작한다. 인터랙티브를 위한 인터랙티브는 만들지 않는다."  

전국 교통사고 지도. 클릭하면 해당 사이트로 이동합니다.
전국 교통사고 지도. 클릭하면 해당 사이트로 이동합니다.

-데이터 기반 인터랙티브가 저널리즘인지 의문을 갖는 시각도 있다.   
"데이터 자체는 저널리즘이 아니지만 그것을 기반으로 분석해서 새로운 정보를 창출했다면 그것은 저널리즘이다. 과거에 저널리즘이 가고자 했지만 기술적으로 가능하지 않아서 못했던 것들, 예를 들면 지면의 제약, 방송시간의 제약으로 하지 못했던 것을 인터넷이라는 시공을 초월한 공간에서 개인에게 특화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저널리즘이라고 본다. 이용자에게 유익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면 저널리즘이라 할 수 있다." 

-데이터저널리즘팀을 이끌면서 초기와 달라진 점은. 
"우리가 생산해내는 다양한 콘텐츠가 기존의 보도자료를 통해 만들어낸 기사와는 달리 독자적이고 경쟁력있는 콘텐츠로 나오는 것을 보면서 데이터저널리즘팀과 협업, 분석작업을 의뢰하거나 자문 구하는 사례가 최근(작년부터) 많아지고 있다. 콘텐츠를 만드는데 분석가나 개발자에 대한 요구가 생기는 것은 곧 다가올 변화의 시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데이터저널리즘의 미래에 대한 전망은.
"데이터저널리즘팀 자체가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는 제작환경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디지털시대에는 다양한 크루가 참여한 결과물이 나와야 한다. 데이터저널리즘팀이 따로 있지 않고 전 부서에 협업이 일반화돼 언론사 문화로 안착하는 것이 디지털저널리즘의 미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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