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팬·엘지팬 둘 다 열광시킬 AI 야구 기사를?
롯데팬·엘지팬 둘 다 열광시킬 AI 야구 기사를?
  • 정지나 기자, 최락선 기자
  • 승인 2018.08.23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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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자들 지금은] 제6회 뉴스서비스 기획 부문 수상 서명덕 연합뉴스 미디어랩 기자

온라인편집기자협회는 2012년부터 매년 온라인저널리즘 분야의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온라인저널리즘어워드를 개최한다. 6회동안 배출한 어워드 수상자들은 온라인, 신문, 포털, 스타트업 등 다방면으로 진출했다. 그들을 찾아가 온라인저널리즘의 길을 물었다.

서명덕 기자는 2003년 세계일보에 입사한 이듬해 블로그를 시작했다. 네이버같은 포털에 가입만 하면 블로그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코딩을 할 줄 알아야 하는 ‘설치형 블로그’를 운영했다. 서 기자는 대학 때부터 프로그래밍을 하고 소프트웨어 관련 자격증을 다수 취득했기 때문에 손쉬운 일이었다. 

이후 조선일보 인터넷뉴스부를 거쳐 2009년 전자신문 온라인뉴스팀장을 거쳤고 소셜 미디어가 각광을 받던 시절인 2012년 금감원의 뉴미디어 담당자로 일하다 2016년 연합뉴스로 돌아왔다.  

서 기자는 뮤미디어 관련 컨텐츠를 만드는 미디어전략실에서 기획업무를 맡으면서 AI 서비스와 인연을 맺게 됐다. 영국 프리미엄리그 축구(EPL) 경기의 기사를 쓰는 사커봇을 기획하고 런칭했다. 반응은 해외에서 뜨거웠고 지난해 제6회 온라인저널리즘어워드에서 뉴스 서비스기획 분야 수상자가 됐다. 서 기자를 만나 AI 로봇기자에 관한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인터뷰하고 있는 서명덕 연합뉴스 기자./정지나 기자
인터뷰하고 있는 서명덕 연합뉴스 기자./정지나 기자

-서 기자가 일하는 미디어랩을 소개해달라.
"뉴미디어 동향을 살피고 현업에서 하지 못하는 것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는 곳이다. 홈페이지, 포털, 앱, 모바일, 소셜 미디어 등 여러 플랫폼에 따라 어떻게 컨텐츠를 바꾸면 좋을지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홈페이지 통계데이터를 분석하는 통계 전문가가 현 상황과 최신 트렌드, 문제점 등을 진단하는 역할을 한다." 

-AI 기반 사커봇 기획 계기는. 축구를 선택한 이유는 뭔가.
"어떤 테마로 AI 기사를 작성할 것인가 고민을 많이 했다. 날씨, 주식정보, 금융정보, 야구 등 많은 주제가 나왔다. 그중에서 다른 곳에서 시도한 적이 없고 장기적으로 활용 가능한 테마를 정하다 보니 EPL을 추진하게 됐다. 기사가 잘 나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회사 내부적으로도 도움이 돼야 했다.

EPL 경기 결과는 국내에서 새벽에 기사를 작성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AI가 기사를 작성한다면 기자들의 애로사항을 덜 수 있다. 또 사람이 작성하는 경우 한국 선수가 뛰는 경기 위주로 기사가 나오지만 AI는 모든 경기를 커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EPL 자체의 화제성, 새벽 시간대 업무 효율성, 기사의 신속성 등 여러 가지가 연합뉴스의 필요와 맞아떨어져 사커봇이 탄생하게 됐다." 

-준비과정에서 힘든 점은 없었나.
"해외사례 참조해 기획했는데 착수하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외부 개발업체를 찾는 과정에서 해당 업무를 해본 업체가 없어 애를 먹었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를 대상으로 충분히 설명하고 처음부터 하나하나 새로 만들어갔다. 기술적 참고사례 없이 새로운 서비스를 제작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서 기자가 가진 소프트웨어 관련 자격증과 프로그래밍 언어를 다룰 수 있는 경험이 빛을 발했다. 국내에서 취재와 프로그래밍을 접목할 수 있는 기자는 서 기자가 유일할 것이다. 전문지를 제외하고. 오랜 IT분야 취재와 경험이 AI를 만드는데 수월했다."

-스포츠부 기자들의 반응은 어떠했나. 
"만감이 교차한다는 표현으로 설명할 수 있다. 2군 경기, 프리미어 하위경기, 여자축구 등 알려지지 않은 경기도 마니아들은 디테일하게 알고 싶어 한다. 그러나 사람 기자가 커버하기 어려워 실제 기사가 나오지 않는다. 그런 것들을 로봇이 대신할 수 있는 점은 AI 기사의 장점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사람의 업무영역을 침범하는 데 대한 우려가 없을 수 없다." 

-사커봇 기사를 포털에 송출하지 않는 이유는. 
“로봇이 작성하는 기사를 실시간으로 송출할 경우 나타날 문제점을 우려하고 있다. 어뷰징이 될 수도 있고 오해나 논란의 소지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쓰지 않은 기사를 공식적인 경로로 유통하는 것은 신중하게 생각하는 입장이다. 

타사 증권기사 같은 경우 포털로 유통하는 사례도 있지만 어뷰징으로 인해 사람이 쓴 좋은 컨텐츠에 혼란을 줄 우려도 있다. 신속성 등 장점도 있겠지만 로봇이 쓴 기사가 메인이 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포털 메인에 걸렸는데 로봇기자 기사라면 아직은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충격이 있을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사람 기자를 도와주는 역할이 적합하다고 본다.” 

-해외 반응이 뜨거웠다.
“전 세계 50여 개 국가 100여 개 매체에서 사커봇이 보도됐다. EPL이라는 테마도 주목을 받았고 EPL 전 라운드를 실시간으로 기사화하는 것은 사커봇이 유일해 세계적으로도 주목받았다.” 

-사커봇은 올림픽에서도 활약했는데.
“사커봇이 나온 뒤 올림픽봇은 두 번째여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다소 수월했다. 그러나 축구는 한 종목인데 동계올림픽은 패럴림픽을 포함해 종목이 많아 모든 종목을 분석하고 적용하기 위한 물리적 시간이 오래 걸렸다. 

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 데이터를 구매했는데 자료가 방대하고 전부 영어로 되어있어 5000명 가까운 선수명을 한글로 매칭하는 것도 힘든 작업이었다. 기계가 일차적으로 변환하고 사람이 검수하는 방식으로 작업했다. 특히 북한이 뒤늦게 참가를 결정하게 되면서 데이터가 추가되면서 뒤섞인 부분이 있어 일일이 데이터를 매칭하는 작업이 어려웠다.”    

-로봇기자를 다른 영역으로 확대할 계획이 있는가. 
“올해도 EPL에 집중할지, 좀 더 한국 상황에 유용한 테마를 새로 시작할지 고민하고 있다. EPL은 되든 안 되든 해보자는 실험적인 성격이 강했지만 올림픽봇을 해보니 데이터만 있으면 다른 영역에서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단순 반복작업이나 번거로운 작업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테마를 중심으로 추진을 고려하고 있다. 이제는 실험정신보다는 실제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기사 쓰는 AI의 전망은. 
"앞으로 상당수 스트레이트 기사는 자동화될 것이다. 축구, 증시 등 딱 떨어지는 데이터가 있거나 수치화될 수 있는 정확한 데이터가 있는 영역의 스트레이트 기사는 거의 다 자동화될 것으로 본다. 경제매체는 명확한 데이터가 많다. 해외선물정보, 유가 정보, 곡물 유통가격 등. 사람 수는 제한된 상황에서 경제적으로 처리할 때 자동화가 유리하다. 

현재는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패러프레이징(paraphrasing)이 연구되고 있는 단계다. 수치화한 데이터를 문장화하는 데만 관심이 있는데 이제는 확보된 데이터를 언론사 특성에 맞게 재해석, 재가공해 새로운 맞춤형 기사를 만들어 내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 예를 들면 같은 기사를 20대에게 맞는 표현으로 재해석해 새로운 컨텐츠를 만들어낸다던가 롯데자이언츠 야구결과 데이터를 가지고 부산 팬 대상 기사와 서울 팬 대상 기사를 다르게 만들어내는 것이다."

연합뉴스 사커봇 홈페이지. 이미지를 클릭하면 해당 사이트로 넘어간다.
연합뉴스 사커봇 홈페이지. 이미지를 클릭하면 해당 사이트로 넘어간다.

-AI 활용 관련 강연을 할 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결국은 로봇이 사람을 대체할 것인가. 로봇 기사의 퀄리티가 사람만큼 나올까 하는 점을 많은 분이 궁금해한다. 그러나 분명 로봇은 불가능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있다. 

단적으로 로봇이 스트레이트 기사를 쓸 수는 있지만 칼럼을 쓸 수는 없다. 자신의 논리가 없기 때문이다. 비슷한 예로 소설 쓰는 로봇을 들 수 있다. 해리포터 책의 일부분을 입력하면 그것을 흉내를 내 새로운 소설을 만들어내는 로봇이다. 

그러나 입력된 문장을 패턴화해 새로운 문장을 만들어내는 것일뿐 스스로 창작을 해서 제2의 해리포터 같은 소설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로봇이 스스로 논점을 만들어낼 수는 없다.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은 로봇의 영역과 구분되어 있다. 다만 로봇과 스트레이트 기사를 경쟁하려고 하니까 패배감이 생기는 것이다." 

-요즘 주목하고 있는 서비스는.
“AI 기사작성의 연장 선상에서 뉴스 영상을 자동으로 만드는 위비츠(wibbitz.com) 사이트를 관심 있게 보고 있다. 기사를 던져주면 AI가 알아서 관련 영상과 자막을 찾아 뉴스 영상을 만들어주고 사람은 검수만 하면 된다. 폭스스포츠 등에서 이미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구현해보면 좋을 것 같다. 어려운 것은 기사를 자동으로 요약하는 기능도 필요하고 관련된 영상데이터를 뽑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디어의 문제가 아니라 기술의 문제다.” 

-뉴미디어 분야에 15년간 일했다. 소회가 있다면. 
"120년 전 라이트형제가 비행기를 날리겠다고 했을 때 뉴욕타임스는 사설을 통해 사람이 하늘을 나는 것은 향후 1000년 뒤에나 가능한 일이라고 못박았다. 그러나 라이트형제는 해냈다. 2004년 블로그를 처음 시작했을 때, 2012년 페이스북과 아이폰이 대세가 됐을 때를 떠올려보면 변화의 속도가 놀랍다.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상황에서 지금을 기준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빨라지는 속도가 너무 빨라져 앞으로는 모든 스트레이트 기사를 로봇이 소화하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 그만큼 생각의 속도가 빨라지니 현재에 사로잡히지 말고 새로운 것에 과감하게 도전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당장은 헛수고처럼 보일지라도 그러한 노력은 결코 헛발질이 아니다. 다음 스텝을 고민하고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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